29개월 아기 배변훈련 6개월 가까이 하는 중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느끼며 처음으로 벽 비슷한 걸 느끼게 된 것이 바로 배변훈련이다. 신생아 때부터 지금까지 그동안 힘들기는 해도 그냥 내가 힘만 내면 됐었는데, 이 배변훈련의 경우에는 내 의지만으로 해결되는 것 같지 않아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다만, 5개월 가까이 꾸준히 하면서 이제는 그 결과가 조금씩 드러나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현재 우리 아이의 배변훈련 상태를 기록해 본다.

- 내가 경험한 배변 훈련 시작부터 과정

  1. 휴대용 아기변기를 설치하여 변기에 앉는 연습을 시켜 본다(배변 시간은 상관하지 않고 그냥 몇 번씩 시도하며 아이가 변기라는 것에 익숙해 지게 한다).
  2. 아기 소변 시간을 대략 확인하여 시간에 맞게 변기에 앉혀서 배변을 변기에서 보는 경험을 여러 번 하게 해준다.
  3. 변기에서 배변을 하는 경험이 많이 익숙해질 때쯤 아기변기를 구입하고 팬티도 입혀 본다.
  4. 본인이 스스로 변기에 가서 쉬를 하겠다고 할 때쯤부터 외출시에도 외부 변기에서 볼일을 볼 수 있게 준비한다.


배변훈련, 언제부터 어떻게 뭐부터 시작해야 할까?

나의 경우, 배변훈련의 시작부터 그 과정을 잘 모르겠어서 더 어렵게 느꼈던 것 같다. 나는 멋모르고 휴대용 변기부터 사서 무작정 아이를 데려다 앉혔는데, 좀 더 계획을 가지고 늦게 시작 했다면 배변훈련을 짧은 기간 내에 조금은 덜 힘들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배변훈련의 시작 시점은 아이마다 차이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27개월쯤 되었을 때부터 시작하라고 가이드를 주셨다. 그래서 그 때쯤부터 시작하리라 생각하고 잊고 있었는데, 아이가 25개월쯤 되었을 때 남편이 휴대용 변기를 미리 구매했기 때문에 내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아이에게 변기를 미리 경험하게 해주었다. 휴대용 변기는 별 게 아니고, 펼쳐서 어른용 변기 위에 올려놓으면 아이가 그 위에 앉아서 배변을 할 수 있도록 아이 엉덩이 사이즈에 맞게 나온 휴대용 아이템이다. 접어서 파우치에 넣고 다닐 수 있는 간단한 형태의 장비이다. 그래서 이걸 펼쳐놓고 아이를 그냥 아무 때나 몇 번 앉혔는데 우연히 아이의 소변 타이밍과 겹쳐서 아이가 변기에 앉아 소변을 볼 수 있었다. 


아이의 소변 시간을 잘 체크해야 한다.

배변훈련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검색을 했더니, 아이의 소변텀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기저귀를 갈아주고 기저귀에 있는 소변줄 색깔이 언제쯤 변하는지 체크를 하여 대략 두시간 가까운 텀을 두고 아이가 소변을 본다면 배변훈련을 시작해도 되는 시기라고 한다. 나의 경우에는 그런 것까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었다. 다만 몇 번 경험을 해보니,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아침에 아이의 기저귀를 확인해 보면 지난 밤에 갈아준 이후로 밤잠을 자는 동안 소변을 본 적이 없어 기저귀가 보송보송한 날이 많아졌다. 이런 시기가 되어도 배변훈련을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한다. 

소변텀의 경우에는 애를 보면서 기저귀의 소변줄 색깔이 언제 변했는지 일일이 확인하기가 참 어려웠다. 대충 아침에 기상 직후, 낮잠 직후 바로 변기에 앉히면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꺼번에 소변을 보는 경우가 많아서 이 때 좋든 싫든 변기에 앉게 하면서 변기에서 볼일을 본다는 개념을 익숙하게 만들려고 했다. 문제는 다른 엄마들처럼 시간 체크를 철저히 하여 낮에도 정해진 시간마다 변기에 데리고 가야 하는데, 혼자 애를 보면서 그렇게 하기가 너무 힘들어 그냥 생각날 때만 데려가곤 했다. 그러다가 할머니집에 가거나 다른 장소에 가면 또 배변훈련 없이 그냥 기저귀에 볼일을 보게 했다. 이런 식으로 배변훈련 아닌 훈련을 하니 어영부영 몇 개월의 시간이 흐른 것이다.


아기 변기, 꼭 사야 할까?

나는 아기변기를 일일이 씻고 이러는 것이 너무 귀찮아서 어른 변기에 놓고 쓸 수 있는 휴대용 변기로 아이의 배변훈련을 진행했다. 그러나, 아무리 발받침을 깔아주고 색깔이 예쁜 걸로 사주어도 어른 변기로 자발적으로 가려는 모습을 우리 아이는 전혀 보여주지 않았고 변기에 가는 것을 싫어했다. 4개월 정도 이도 저도 아닌 시간이 흐른 후, 최후의 수단으로 결국은 아기 변기를 당근마켓을 통해 구매했다. 우리 아기의 경우에는 아기변기라 해도 처음에만 신기해했지 나중에는 그냥 심드렁해하기는 했는데, 그래도 어른변기보다는 아기변기를 편하게 여기는 듯 했다. 아기변기에서 볼일을 보면서 '이거는 덜 아야해'라고 내게 여러 번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어른 변기 위에 놓는 휴대용 변기는 엉덩이가 불편해서 조금 아팠는데, 아기변기는 그런 아픈 느낌이 없다는 뜻인 것 같았다. 내가 가장 걱정했던 아기변기 세척도 실제로 직접 사용을 해보니 내 생각만큼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아기 소변은 그냥 어른 변기에 버린 후 물로 내리고, 아기 변기통은 샤워기로 세척하면 쉽게 씻을 수 있었다. 아기변기를 구매하는 게 망설여진다면 우리 집처럼 어른 변기로 먼저 시도는 해보고 영 아이가 불편해하며 적응을 못하면 그 때부터 아기변기를 구매하여 시도해 봐도 될 것 같다. 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결국은 아기변기를 장만하고 나서야 원활한 배변훈련이 진행되었다.


팬티는 언제쯤 입혀야 할까?

어느 육아 전문가의 유튜브에서 보았는데, 아직 배변훈련이 익숙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부터 기저귀부터 벗겨 놓고 아이가 소변 실수를 하게 하는 것은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한다. 기저귀를 벗기는 것은 배변훈련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경우에는, 변기가 익숙해질 때까지는 팬티를 전혀 입히지 않았다. 알록달록한 팬티를 여러 개 구매해서 보여주고 입혀줘보기도 했지만 그건 잠시 동안이고, 결국은 기저귀를 계속 입힌 상태에서 3개월 가까이 배변훈련을 시도하였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기저귀를 떼는 속도가 많이 늦어지는 부분은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한참 몇 개월이 흐른 후, 마침내 팬티만 입혀놓고 한 시간 정도 있는 시간을 가졌다. 결과부터 이야기 하자면, 우리 아이가 스스로 쉬하고 싶다고 의사를 표현하며 변기 앞으로 스스로 찾아간 것은 두 번에서 세 번 정도 팬티만 입고 있다가 쉬를 하여 팬티와 바지, 바닥이 젖는 경험을 한 후였다. 그 전에는 절대로 먼저 쉬하러 가겠다고 의사를 표현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팬티만 입고 있다가 팬티에 소변을 보며 찝찝함을 느끼기를 두 번 정도 하고 나더니, 배변훈련을 한지 4~5개월이 되어서야 드디어 스스로 배변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한 번 이렇게 하고 났더니 그 뒤로는 굉장히 발전이 빠르게 되어 2~3일만에 기저귀 하나로 하루를 버틸 수 있는 날도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 29개월인 우리 아이의 현재 상태이다.


일단 변기에 익숙해지면 기저귀는 최대한 멀리해야 한다.

이것은 모든 아이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우리 아이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우리 아이의 경우에는 변기에 배변을 하는 게 익숙해지고 나서 외출 중에도 '쉬 나올 것 같아'라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때, 미처 휴대용 변기를 가져오지 못해서 그냥 기저귀에 쉬를 하게 한 것이다. 그랬더니 집에 와서 잘 하던 배변의사 표시를 안하고 다시 기저귀에 쉬를 하는 것으로 퇴보하는 기간이 며칠 있었다. 보통 전문가들은 팬티로 갔다가 잠시 다시 기저귀로 돌아가도 되긴 한다고 하던데, 우리 아이의 경우 일관성 있게 쭉 가지 않으니 변기에 알아서 잘 가던 것을 하지 않고 다시 기저귀에 배변을 했다. 그래서 그 후로는 외출시 가방이 무겁고 짐이 많아도 휴대용 변기는 꼭 들고 다니며 소변이 마려운지 시간 단위로 먼저 물어보고 있다. 그리고 가고 싶어하든 아니든 시간마다 화장실에 데려가서 휴대용 변기를 어른 변기에 장착한 후 아이를 앉혀서 볼일을 보게 했다. 기저귀에 쉬를 하는 경험을 더는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하려면 소독용 물티슈를 따로 같이 가지고 다니며 아이가 변기에 앉기 전에 변기를 한 번 싹 닦은 후에 앉히는데, 시간이 좀 소요되는 불편함은 있지만 그래도 이것도 점점 익숙해지긴 한다.


대변은 아직도 진행 중

소변이 어느 정도 큰 진전을 보이는 것과 달리, 대변은 아직도 기저귀에만 하려고 하고 있다. '똥이 나올 것 같아'라는 표현은 하는데 변기에 앉히려고 하면 싫다고 한다. 억지로 변기에 앉혀본 적도 있는데 아직 변기에서 변을 보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지 변기에 앉히면 성공하지 못하고, 기저귀를 입혀 놓으면 저기 구석에 가서 쭈구리고 앉아서 대변을 본다. 주변에서도 많이 들었는데 대부분 대변이 배변훈련의 거의 마지막 단계라고 한다. 배변훈련에서 조급함을 가지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니 대변은 어느 정도 내려놓고 천천히 기다려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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